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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들기 전에

도희_ 2020. 2. 29. 13:17

/모임별 노래

 

 

이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거의 없는 것 같아
나는 조심스레 내뱉었지
사실 이제 당신이 약간은 무서워

장님이 된 괴물처럼
너는 지쳐가는 목소리로
잔뜩 술에 취해 속삭였지

그래 우린 정말 별로 어울리지 않을지도 몰라
그러니 이제 그런 얘기는 내일 하고 지금은 그냥 자면 안될까?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우린 서로 안고 잠들었지
하지만 난 그 날 꿈을 꿨어

너와 나 우리 둘이 아무것도 입지않고 잠에서 깨어나 계란으로 아침을 만들어 먹던 날에 대한 꿈을

계란 네 개를 삶아 접시에 담고
어젯밤 마시다 남긴 김 빠진 맥주를 물대신 마시며 서로를 놀려대고
언젠가 꼭 가지고 싶었던 스쿠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머리를 직접 깎아주기로 약속을 하고
예전에 만났던 사람의 키와 몸무게에 대해 물어보고
전국노래자랑에 출전하면 어떤 노래를 부를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텔레비전 주말 외화에 더빙된 목소리와 말투를 흉내내며 웃고
복권 일등에 당첨되면 해야할 일 우선 순위를 함께 정하고
저녁 때 시내 서점에 나가서 서로 책한권씩을 선물하기로 약속하고
서로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을 마치 한번도 얘기한 적 없다는 듯이 재밌게 이야기 나누고

몇 살쯤에 죽고 싶은지를 물어보고
몇 살쯤에 죽고 싶은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몇 살쯤에 죽고 싶은지를 물어보고
몇 살쯤에 죽고 싶은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몇 살쯤에 죽고 싶은지를 물어보고
몇 살쯤에 죽고 싶은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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